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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의 경계, 그리고 평가의 과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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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AI 기술 마스터 (AI Tech Master)
7분 1,580 단어
조회수 ...회

🧭 사고의 경계, 그리고 평가의 과도기

안녕하세요, 백제입니다.

앞서 신라 선생님의 발표를 인상 깊게 들었습니다.
저는 오늘 조금 다른 결의 두 가지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하나는 **‘사고(思考)란 무엇인가’**라는 다소 근본적인 질문이고,
다른 하나는 그 사고를 학교가 어떻게 측정하고 있는가, 즉 **‘교육 평가의 과도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기술이 빠르게 바뀔수록, 저는 오히려 바뀌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묻고 싶었습니다.


📑 목차

1부. 사고의 경계

  1. 사고란 무엇인가
  2. 인공지능이 발전하면 사고가 약해지나
  3. 정작 걱정해야 할 것은 다극화
  4. 이런 시대를 준비할 수 있는 교육
  5. 사고할 수밖에 없는 구조 만들기
  6. 다른 차원의 변화에서 본 통찰
  7. 다중 지능과 인간의 역할
  8. 먹고사는 문제
  9. 수많은 변수

2부. 교육 평가의 과도기


1부. 사고의 경계

1. 사고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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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하면 할수록 결국 중요한 것은 사고력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수학도 결국 사고력이고, 많은 사범대 교과교육론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것도 사고력입니다.

그런데 AI 시대에 들어서면서, 저는 이 ‘사고’라는 말의 정의 자체가 갑자기 중요해졌다고 느낍니다.
‘지능’이라는 말을 우리가 정의할 수 있는 것처럼 쓰지만 실제로는 학자마다 의견이 다르듯,
‘사고’ 역시 막상 정의하려 들면 쉽지 않습니다.

저는 사고를 일단 **‘인간이 생각하는 것’**이라고 소박하게 정의해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 생각할까요?

흥미롭게도, 우리는 이미 아는 영역에서는 거의 사고하지 않습니다.
자전거 페달을 밟을 때 우리가 페달을 의식하지 않는 것처럼요.
반대로 아예 미지의 영역에서도 사고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생각할 거리 자체가 없으니까요.

결국 사고는 이미 아는 영역과 미지의 영역 사이, 그 경계에서 일어납니다.

2. 인공지능이 발전하면 사고가 약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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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인공지능이 발전하면 사람들의 사고력이 약해지지 않겠느냐”고 걱정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걱정이 **“등 따시고 배부르면 인간은 아무것도 안 할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봅니다.

사람은 당연히 계속 생각합니다.
다만 과거와는 다른 이유로 사고 과정을 거칠 뿐입니다.
화장실에 가기 전과 후에 우리가 집중하는 대상이 달라지듯,
어떤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사람은 곧바로 또 다른 문제를 향해 생각을 이어갑니다.

학생들이 인공지능만 쓰고 생각을 안 한다는 우려도 저는 기우라고 생각합니다.
이 아이들은 자기 또래의 세상을 살아갈 것이고,
그 세상에는 과거와는 성격이 전혀 다른 문제들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3. 정작 걱정해야 할 것은 다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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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정작 걱정하는 것은 사고력의 약화가 아니라 사고의 다극화입니다.

옛날에는 사람들 사이에 공감할 수 있는 공통의 사고 영역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어떤 사람은 세로축으로, 어떤 사람은 가로축으로,
또 어떤 사람은 대각선으로 생각합니다. 접점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완전히 평행하게 흘러 영영 만나지 못할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렇게 흩어진 생각들이 언젠가는 블랙홀처럼 인공지능이라는 세계 속으로 함께 빨려 들어갈 것이라고 상상해 봤습니다.

그 안에서 인간의 사고가 멈춰버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블랙홀에 대한 여러 가설이 있듯,
절대적 붕괴처럼 보이는 그 경계의 내부가 사실은 더 깊은 연결 구조의 입구일 수도 있습니다.

4. 이런 시대를 준비할 수 있는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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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요?

저는 가장 단순하게 자연의 본질과 인간의 본질이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인공지능이 사고를 아무리 대체하더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자연과 인간이라는 본질은 바뀌지 않으니까요.

다만 여기에는 교사로서의 이중 부담이 있습니다.
기초 지식을 충실히 가르치면서도,
동시에 그 기존의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도록 가르쳐야 한다는 점입니다.

마치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모순적인 주문입니다.
기존 지식을 바탕에 두어야 가르칠 수 있지만,
가르친 다음에는 “이것은 또 바뀔 수 있다”고 덧붙여야 하니까요.

5. 사고할 수밖에 없는 구조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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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간은 점점 생각하지 않는 쪽이 편한 존재입니다.
복잡한 것에서 단순한 것으로, 멈춰 있는 상태로 가고 싶어 합니다.
저는 이것이 일종의 엔트로피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핵심 질문은 이것입니다.
“어떻게 사고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 것인가?”

역사적으로 사람들을 일하게 만든 가장 강력한 원동력은 **‘자본’**이었습니다.
잉여 생산물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축적하려는 욕망이 사람을 움직였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을 사고하게 만들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자본도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있겠지만, 저는 그 외의 다른 가치 —
보람, 성취, 자아실현, 혹은 위대한 업적을 이룬 인물이 주는 자극 —
이런 보이지 않는 가치들을 학생들에게 모델로 제시하는 일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 봅니다.

이른바 크러치 효과, 메타인지 저하, 학습 동기 저하라는 문제도 결국 이 지점과 맞닿아 있습니다.

6. 다른 차원의 변화에서 본 통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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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비슷한 사례들도 들여다볼 만합니다.

로마는 한때 수많은 식민지와 노예 덕에 시민들이 일하지 않아도 풍족한 시대를 살았습니다.
다만 그것은 노예제라는 전근대적 토대 위에 있었기에, 일부만 참고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우리에게 더 가까운 것은 산업 혁명 이야기입니다.
흔히 해피 엔딩으로 포장되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새드 엔딩도 있었습니다.

지금 전 세계는 대체로 유물론적 세계관 위에 서 있고,
그것이 자본주의라는 형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자본주의 위에 인공지능이라는 전혀 새로운 패치가 깔리고 있습니다.

2015년 무렵 피케티가 자본주의의 모순을 정리했듯,
저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도 머지않아 ‘버전 업’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컴퓨터가 새로운 아키텍처를 만나 버전이 바뀌듯이 말입니다.

7. 다중 지능과 인간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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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이라는 개념도 더 깊이 연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을 들으며 저는 상당히 공감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서양 학문이 늘 모든 것을 범주화(categorization) 하려는 경향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적 분류의 한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보기에 지능은 그렇게 몇 개의 칸으로 나뉘기엔 훨씬 복잡합니다.
여러 지능이 어떻게 조합되느냐에 따라, 마치 팩토리얼처럼 경우의 수가 폭발해
거의 모든 사람이 서로 다른 지능 구조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두뇌로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감정과 경험이 장(腸) 세포에 쌓이고, 그것이 실제로 작동하며 유전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미래의 핵심 역량이 **두뇌 단독의 연산이 아니라 ‘협업 지능’**에 있다고 봅니다.

8. 먹고사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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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거대한 이야기를 하다가도 결국 부딪히는 것은 먹고사는 문제입니다.

당장은 사람들에게 자아실현이나 성취보다 ‘내 일자리’가 훨씬 절박한 화두입니다.
24시간 로봇이 일하는 공장이 라이브로 중계되는 것을 보며,
“내 직업은 어떻게 되는 건가” 걱정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밥벌이의 구조가 앞으로 어떻게 다시 짜일 것인가,
그리고 기존 경제 시스템이 이 새로운 시스템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신선놀음 같은 이야기보다 이 질문이 먼저 다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9. 수많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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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결국 우연과 필연의 반복입니다.

특정 지도자나 특정 기업의 영향이 분명히 변수로 작용할 것이고,
그 흐름을 우리가 완벽히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변화의 방향을 잡아가야 합니다.
예측할 수 없다는 이유로 손을 놓을 수는 없으니까요.


2부. 교육 평가의 과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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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생각을 이어가다 보니, 저는 지금이 교육 평가의 과도기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교육 방법을 아무리 바꾸려 해도, 교육 평가가 바뀌지 않으면 현장은 끝내 바뀌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5지선다형’을 잠시 들여다봤습니다.

5지선다형은 왜 시험의 표준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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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지선다형이 시험의 표준이 된 이유는 명확합니다. 효율성과 객관성입니다.

하지만 내용 이해를 묻는 문항이 모든 것을 단순화시켜 이해하게 만든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세상의 복잡함을 다 평가하지 못하고, 오히려 단순화시켜 버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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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지선다형은 근대 대중교육, 산업화, 심리측정학과 함께 발전했습니다.
대량 평가와 객관적 채점의 필요성에서 등장해, 현대의 표준화 시험 문화와 깊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반면 전근대의 시험은 사뭇 달랐습니다.
중국의 과거제나 중세 대학의 토론 시험처럼, 구술·논술·암송 중심의 종합 평가였습니다.
응시자 수가 적었기에 서술형 평가가 가능했던 것입니다.

객관식 시험은 어떻게 등장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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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식 시험의 출발점에는 Frederick J. Kelly가 있습니다.
1914년의 ‘Kansas Silent Reading Test’가 초기 객관식 시험으로 꼽힙니다.

1910년대 미국은 공교육이 급성장하던 시기였습니다.
교사는 부족하고 채점 부담은 폭증했으며, 짧은 시간 안에 많은 학생을 평가해야 했습니다.
객관식은 이 절박한 상황에서 태어난 해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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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분명히 짚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객관식의 원래 목적은 깊은 사고의 측정이 아니라 행정 효율이었습니다.
대량 분류와 비교 가능성을 강조한, 산업화된 평가 시스템의 특징이었습니다.

흥미로운 아이러니는, 켈리 자신도 훗날 객관식의 확대를 비판했다는 점입니다.
사고를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교육이 시험 중심으로 왜곡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아이들을 그저 ‘문제 푸는 기계’로 만들어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후회였습니다.

AI 시대, 평가의 새로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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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철학적으로 객관식은 사고 과정을 충분히 평가하기 어렵고,
부분적 이해나 해석의 충돌을 반영하는 데에 한계가 있으며,
자칫 ‘답 찾기 기술’ 중심으로 흐를 위험이 있습니다.

특히 수학은 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충분히 발생하기에 그나마 덜한 편이지만,
영어처럼 글을 이해하는 능력은 본래 다섯 갈래로 나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을 5지선다에 욱여넣으면, 우리는 학생의 사고 능력이 아니라 문제 푸는 스킬을 평가하게 됩니다.
실제로 일본은 2020년 무렵 객관식 평가를 폐지하는 방향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AI 시대의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부분적으로만 맞는 선택지를 설계하고,
AI가 정답을 친절히 알려주는 대신 오히려 학생의 답에 반박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객관식에서 절대 금기시되는 중복 답과 ‘답 없음’을 일부러 섞어 둡니다.
학생이 익숙한 대로 답을 골라내면, AI가 “답이 하나가 아닐 수도 있다”,
“답이 없을 수도 있다”고 반박합니다. 학생은 그 지점에서 다시 사고하게 됩니다.
객관식에 메타인지와 인지 갈등을 결합하려는 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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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우려도 있습니다.
제도적으로 학생들은 여전히 ‘답은 하나’라는 전제 위에서 시험을 봐야 하는데,
이 실험이 자칫 불필요한 의심을 심어 성적을 해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의 발표를 하나의 질문으로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AI 시대의 평가는 단일 정답의 확인인가, 아니면 사고 과정과 판단의 재구성인가?

이것은 어느 쪽이 교육적으로 옳다고 단정할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무엇에 더 가치를 두느냐의 문제이기에, 함께 치열하게 토론해 봐야 할 주제입니다.
감사합니다.


💬 질의응답 (Q&A)

Q: AI를 수업에 도입할 때, 무엇을 목표로 삼아야 할지 막막합니다.
A: 공감합니다. 교육 현장에는 ‘AI로 무엇을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공동체적 합의나 모델이 아직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목표 설정 자체가 애매하게 느껴집니다. 다만 저는 이것이 우리가 AI를 접하는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가능성은 계속 탐색하되,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는 것 — 지금으로서는 그것이 가장 정직한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Q: 대학이나 전공자들은 정작 AI를 그만큼 쓰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A: 대학마다, 교수님의 가이드라인마다 적응 양상이 다 다릅니다. 특히 학부 과정일수록 ‘AI가 이만큼 해 준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면 학생들이 공부를 안 하게 되니, 일부러 직접 학습하도록 설계한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남들이 안 쓰니 괜찮다”보다는, 변화의 가능성은 열어두되 그 안에서 무엇을 가르칠지를 계속 묻는 편이 낫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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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진: 백제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으며, 직접적인 AI 도구 활용과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등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문 지식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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